잉글랜드..오심만이 패배의 원인은 아니었다 by 세르닌

다들 아시다시피 남아공 월드컵 16강 세번째 경기에서는 독일이 잉글랜드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잉글랜드로서는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람파드의 중거리슛이 골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 밖에 없지만..
(이건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오심들 중에서 가장 명확하게 오심일 뿐만 아니라 영향력도 큰 오심인 듯 합니다)
그 이후 독일의 세번째, 네번째 득점이 각각 프리킥, 스로인 상황에서의 역습이었다는 점이 더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정상적인 공격 상황에서의 역습이었다면 오심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세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프리킥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가 공격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었고..이 때문에 독일도 모든 선수들이 수비지역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혹여나 오심이 없어서 스코어가 2:2인 상황이었다고 해도 프리킥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왔을거라 생각됩니다. 프리킥 시에 잉글랜드는 독일 공격수가 없기는 했었지만 최소한의 수비수(아마도 애쉴리 콜)는 남겨두었었거든요.

네번째 실점 상황도 스로인 상황에서 역습으로 이어진 경우입니다.
역시나 역습을 대비하는 애쉴리 콜을 제외한 모든 잉글랜드 선수들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있었고 독일이 볼을 빼앗아 왼쪽 공간으로 패스를 했을 때는 그 방향에 있던 배리가 외질과 함께 경합을 해주었었죠. 그리고 그 경합에서 승리한 외질에 의해 깔끔하게 추가골이 만들어 졌구요. 세번째 실점과 마찬가지로 이 실점도 잉글랜드가 이기고 있어서 수비 지역에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스코어와 관련없이 실점할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세번째, 네번째 추가 실점들이 동점 상황이었다고 해서 절대 나오지 않을 상황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어차피 먹을 골이었다고 할까요..

물론 축구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 모든 플레이들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며 유기적으로 변해가는 스포츠입니다. 때문에 그 오심이 아니었더라도 이전에 단 하나의 플레이만 달라졌었더라도 그 이후 상황은 모두 바뀌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점은 빼고 생각을 해본 것이었고..

그리고 선수들이 너무나 큰 오심에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아니 분명히 타격이 있었겠죠.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입니다. 그들은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로 선수 선발과 하프타임에 정해진 멘트 몇 개 중 하나만 골라 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FM 유저와는 전혀 다르죠. 특히 전반의 오심이 있고 난 이후에는 후반 시작 전까지 하프타임이 있었기 때문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설사 그 시간이 충분히 못했다고 해도 경기 도중에도 테크니컬 지역까지 나가서 선수들을 독려할 수도 있는거고요.

축구선수에게 가장 모욕감을 주는 실점은 자신들의 코너킥 상황에서 역습을 허용해 실점하는 것이라고 어디선가 주워 들었습니다. 세번째 실점도 거의 그것에 준하는 상황이었고, 스코어 면에서도 다시 두 골차로 벌어지는 실점이었기에 더더욱 뼈아픈 실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코칭스탭이 제대로 선수들을 바로 잡았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혹여나 잉글랜드가 이번 경기에서 역습에 약한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고 상위 라운드까지 진출했다고 해도 골키퍼와 수비진의 미스, 수비진과 미들진의 간격 조절 실패, 압박 실패, 역습상황에서의 허술한 수비, 루니의 살아나지 않는 컨디션 등의 약점이 끝까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잉글랜드의 월드컵이 끝난 이제부터는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와 발맞출 수 있는 국가대표 선수와 팀 육성에 좀 더 제대로 신경을 써야만 할 것입니다. 2006년에 호날두를 희생양으로 삼았듯이 이번 월드컵에서는 심판을 희생양으로 삼고 개혁이나 보완없이 흐지부지 넘어가버린다면 2년 후 우크라이나, 폴란드에서도, 4년 후 브라질에서도 절대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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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홍차도둑 2010/06/28 02:34 # 답글

    그래서 첫 경기 평에 제가 '겉멋을 버려라!' 라고 한거죠.
    리그가 아무리 잘났다 해도 문제가 너무 산적해 있습니다.
  • 세르닌 2010/06/28 19:37 #

    네 맞습니다..
    그런데 워낙에 빅클럽들의 발언권이 크다보니 과연 그런것을 잉글랜드 축협이 알기는 해도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도 아니고 부정적으로 봐지네요..
  • SDeath 2010/06/28 07:43 # 답글

    '지금까지 봐 왔던 오심 중에서...'라고 말씀하신 순간, 아르헨티나 멕시코 전에서 또 말도 안 되는 오심이 터졌죠 ㅋ 이번 월드컵 맘에 안 들어요. 경기들이 다 괜찮은데 오심 떄문에 산통이 끊깁니다.
  • 세르닌 2010/06/28 19:37 #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을 해야죠..
    월드컵이라는게 원래 보이지 않는 손이 관여를 했었던 대회기도 하고요..
  • 킹오파 2010/06/28 09:27 # 답글

    다 필요없고 짜증나는데 전면적인 비디오 판독 하는게 어떨까요? 심판 때문에 못 보겠음.
    앞으로는 심판이 아니라 비디오가 전면적으로 활동하고 심판은 한명이면 족함.
    이거 반대하는 심판들이 있다면 그 심판 만약 오심하면 오심 피해자 국가의 관중들에게 던져 놓고 맞아죽어도 할말 없기요.
  • 세르닌 2010/06/28 19:39 #

    모든 축구대회에서 비디오 판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월드컵 본선 정도라면 비디오 판독도 해볼만 할 것 같기는 합니다. 물론 경기가 중간중간 끊기는 현상에 대한 보완책, 비디오 판독으로도 애매한 판정이 나왔을 때의 대응책을 확실히 마련한다면요..
  • vermaelen5 2010/06/28 20:15 # 답글

    잉글랜드가 수비가 많이 딸린듯,,
    오심에 대해선 심판이 사용하는 마이크에 존재가 의심되네요.
    본부석과 주심의 통화가 될텐데.....
  • 세르닌 2010/06/28 22:45 #

    본부석과 통화라면 대기심과의 통화를 말씀하시는건가요??
    대기심과 통화가 되기는 하겠지만 대기심이 리플레이를 보고 심판에게 알려주는건..현재로서는 비디오 판독을 이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월드컵 결승에서 지단이 그렇게 걸려서 퇴장당하긴 했지만요..
  • 홍차도둑 2010/06/29 01:51 #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서 몇자 첨언합니다.

    1. 본부석에 있는 사람은 감독관입니다. 그러나 이 감독관은 경기에 대해서 주심의 활동및 판정에 대해서 '현장에서 바로' 잡아주는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평가만 내리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없는지만 체크하는 일종의 '감사'의 일만 합니다. 즉 이번 경기같은 명백한 오심 부분같은 것, 그리고 경기 운영이 어땠는지 등을 적는거죠. 참고로 공식 경기에서는 주심도 경기 뒤에 경기 운영 및 경기가 어땠는지에 대해 리포트를 씁니다. 그 리포트에 덧붙이는 부분을 이 '감독관'이 추가의견을 내고 그 과정에서 '대회에서의 주-부심 배치 제외'등을 FIFA의 관련 위원회가 최종 판결을 합니다.
    감독관이 경기에 대해 직접 영향을 끼치는 몇 안되는 예는 우천시의 경기진행 여부 정도입니다.

    2. 말씀하신 그러한 방법은 미식축구에서 비디오 판독 내릴 때 쓰는 방법으로 미식축구는 그러한 판독관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판독관이 판독을 거쳐서 '해당 상황과 룰의 연계'만 주심에게 알려줄 뿐입니다. 미식축구도 최종 판결은 주심만이 할 수 있습니다.

    3.심판들이 달고 나가는 마이크는 주심-부심간의 대화 및 대기심과의 연락을 위해서일 뿐입니다. 핸드 시그널로만은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고 해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뿐이죠.
  • 세르닌 2010/06/29 21:30 #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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